짧은 여행 긴여운

2박3일 나홀로 춘천 카페 탐방 여행

[엘렌] 2021. 1. 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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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동네 카페 탐방도 여행이야.

 

머리를 비우고 싶어 게스트하우스만 예약해놓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무작정 춘천행 ITX에 올랐다. 

다른 곳을 갈때 잠시 지나치던 작은 도시인 줄로만 알았는데 춘천은 조용하고 다정하고 친절했다. 

이곳의 카페들을 다니면서 도시 여행의 즐거움도 깨달았다. 

여행이 끝난 지금, 비우고 싶었던 여행에서 이상하리만치 가슴 가득찬 행복을 느낀다. 

비우고 싶거나 혹은 채우고 싶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 설정을 '공개'로 바꾸었다.    

 

 


2016.01.19에 여행하고 위시빈에 썼던 여행 노트를 옮겨왔습니다. 

혼자보려고 여행지에서 짧게 적은 잡담 위주의 글이예요. 

모든 사진은 아이폰으로 촬영하고 Darkroom으로 보정했어요. 


 

 


썸원스페이지

(안타깝게도 지금은 들릴 수 없는 곳입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서 찾은 썸원스페이지.

사방이 책천지인 이곳을 보자

아무것도 안하고 어떻게 삼일을 버틸지 걱정했던 건

쓸데없는 고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었는데

나를 위해 엄선해 주신 방안의 책들과

복도의 만화책들이 다 읽고 가라한다.

공용실의 디비디장엔 겨울왕국도 마침 꽂혀있다.

혹시 몰라 폰에 넣어온 영화들이 무색하기만 하다.

 

 

 

 


춘천명물닭갈비막국수

호스트가 추천해준 유명한 곳에서 닭갈비를 먹었다. 

예전의 흉가 건물을 어느 용감한 사람이 닭갈비 식당으로 오픈했고 춘천의 명물이 되었다고 한다.

 

 


댄싱카페인 (Dancing Caffeine)

상상마당 춘천 안에 있는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호스트의 소개로 대만과 숙소탐방에 관심 많은 다른 여행자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밤이라 창밖 풍경이 안 보이지만 그런데로 분위기가 좋다. 

낮에는 또 어떤 풍경일지 다시 와보아야 겠다.

 

 


썸원스페이지 (Someone's Page)

둘째 날.

아침은 썸원스페이지 1층 카페인 '읽은책'에서 먹었다. 

동네 빵집에서 가져온 몇 종류 빵과 아메리카노로 제공되고 3000원이다. 

어떻게 더 좋은 조식을 제공할지 계속 고민 중이라고 하시니 더 맛있어질 것 같다.

 

따뜻한 햇볕아래 친구들에게 엽서를 쓴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 그 도시를 상징하는 엽서나 우표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여행지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 어쩔 수 없이 이번에도 숙소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몇장 사용했다.

이제 우체국만 찾으면 된다.... ㅎㅎ

 


포지티브즈

썸원스페이지의 '친한사이' 카페, 포지티브즈.

고택을 개조한 이곳은 간판하나 없지만

입구에서 부터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려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 쯤은 안을 들여다 볼 것 같다.

세상에 나온지 3개월 됐다는 이집 개 빵이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것 같다.

 

 

내부는 아무렇게나 찍어도 인스타그램 추천 사진이 될 정도로 그릇 하나 까지 잘 정리되어 있다.

 

안쪽 방에 단체 손님이 있긴 했지만 테이블이 네개 정도 있는 홀은 조용한 편이었다. 

나는 이미 편한데 계속 편히 쉬라며 주인 언니가 챙겨주신다. 

친구끼리 닮는다더니 썸원스페이지의 '친한사이' 가게라 그런지 그만큼 친절하셨다.

 

 

오늘 처음 밥으로 내 준다는 토마토 스튜가 정말 맛있었고 

무엇보다 카푸치노까지 마셨는데도 가격이 너무 착해서 이런 고급진 곳의 반전으로 느껴졌다.

 


춘천MBC

택시를 타고 상상마당으로 왔다.

건물 오른쪽으로 자전거 산책길이 있어 따라가니 MBC 건물이 있다. 

안쪽으로 올라가면 작은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의암호가 펼쳐 보이는데

어찌나 꽁꽁 얼었는지 스케이트를 타도 될 것 같이 보였다.

춥다.

 


KT&G 상상마당 춘천 
(Chuncheon Sangsangmadang)

상상마당 건물 내부로 들어왔다.

건물 전체가 붉은 벽돌로 이루어져 웅장함이 있다.

원래 어린이 회관 건물이었다고 한다.

수요일에는 무료로 영화를 상영해주는데

오늘 상영작은 더티댄싱이다.

취향이 안 맞으니 그냥 넘어가자.

1층 아트샵에서 어제에 이어 또 충동구매를 했다.

 


댄싱카페인
(Dancing Caffeine)

두 번째로 이곳을 찾았다.

평일 낮시간에도 사람이 많은 걸 보니 유명한 곳이긴 한가보다.

KT&G가 하는 곳이니 만큼 정관장 홍삼라떼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맛은.. 그냥 우유 맛.

 

의암호와 잔디를 바라 볼 수 있는 커다란 창이 있는 명당 자리를 나홀로 차지하고 앉아 있자니 눈치가 좀 보이긴 했지만 오늘은 좀 뻔뻔해져 보기로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2층에 작은 공간이 있는데, 그 곳을 섭렵해야 이 곳을 제대로 보았다고 할 수가 있단다.

 


투썸플레이스 구봉산점

일몰을 보기 위해 카카오택시로 구봉산에 올랐다.

산토리니 카페로 대부분 간다는데

나는 그 건물을 찍으려고 투썸플레이스 옥상으로 올라갔다.

스카이워크가 생각보다 더 멋져서

안에서 브이자를 하고 사진을 찍어 달라 하고 싶었으나,

사람은 커녕 개미 한 마리도 없어서 실패했다.

추워서 그런지 일몰이 정말 아름다웠다.

 

택시가 없어 못 내려오면 어쩌냐고

올라갈 때의 기사님이 걱정하셨는데,

패기있게 어찌되겠죠. 그랬다.

내려갈 시간이 되니

택시 한대가 정말로 올라와주어

무사히 산을 내려 올 수 있었다.

 

 


우미닭갈비

명동닭갈비 골목에 들어서니

식당이 너무 많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입구에 무한도전 촬영지라고 써 있는 걸 보고

우미닭갈비로 선택했다.

1인분을 주문했는데도 마다하지 않고

추운데 든든하라며 더 많이 주신다.

홀 한가운데 당당히 앉아 있다보니

실내가 깔끔하게 다 바뀌어 긴가민가 싶지만

2년 전에 와봤던 곳 같기도 하다.

먹는 내내 테이블을 잘 챙겨주시던

아주머니께 혹시 예전에 마루로 되어 있지 않았냐고

여쭈었더니 그때 그 곳이 맞단다.

추워서 였는지, 친절함 때문이었는지, 치즈를 얹어서였는지.

혼자여도 오늘이 더 맛있었다.

 


썸원스페이지 (Someone's Page)

이곳에서의 두번 째 밤.

내방 같이 이미 익숙해져버려서 오늘은 더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한 때 광팬이었던 박희정님의 호텔 아프리카를 마저 읽는다.

셋째 날.

썸원스페이지 1층 카페 '읽은책'에서

호스트와 따뜻한 티타임을 하고 길을 나섰다.

또 올게요. 안녕.

 


라온홈메이드

어제 Positives에서 추천해주신

라온홈메이드에서 브런치로 샌드위치를 먹었다.

함께 주문한 라떼는 진하고 걸쭉해서

딱 내 입맛에 좋았다.

 

드라이 플라워로 장식이 된 벽과

가구들이 아기자기하다.

로컬 디자이너들의 핸드메이드 제품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또 충동구매를 했다.

모두 합치면

여행 경비보다 더 쓴게 아닐까 싶으다...

(다들 유명해지고 번창하세요~~)

 

먹는 내내 심심하지 않게 말벗이 되어준

카페 언니 때문에 더 편하게 느껴지는 공간이다.

다음에 가 볼만한 '친한사이' 공간들을 추천해주시니

내 또 다시 춘천에 올 수 밖에.

(썸원스페이지에 말리던 양말도 두고 왔으니;; 꼭)

 


춘천우체국

우표를 사기 위해 결국 우체국을 찾아 왔다.

대만까지 한장 당 400원.

 


낭만골목

우체국에서 5분 정도 걸어 내려오면 효자동 주민센터가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담장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효자동낭만골목을 만날 수 있다.

연탄배달 자원 봉사하시는 착한 아저씨들과

인사도 하며 낭만 사이를 걸어본다.

골목 사이를 걷는데는 대략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담작은 어린이 도서관이 나온다.

나는 지도를 미처 확인 못하고 그냥 큰길로 내려오는 바람에

도서관을 가기 위해 한번 더 골목길을 걸었는데 덕분에 담장 그림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어 좋았다.

 


담작은 도서관

마지막으로 담작은 어린이 도서관에 들러 그림책을 보았다.

3층 짜리 건물에 구석 구석 책을 읽을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 있다.

춘천 어린이들은 좋겠다.

 

1층엔 작은 북카페가 있고 1000원의 기부금을 내고

모든 음료를 마실 수 있다.

페퍼민트 한잔을 마시고 이번 여행을 마무리한다.

나오는 길의 담장 벽화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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