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로 오기 전, 키무라 타쿠야의 광팬인 아이코의 부탁을 받고, 그의 얼굴을 대문짝 만하게 찍어 오겠다 큰소리를 쳤더랬다. (사실 누군지도 잘 몰랐다 그때까지는..) 때문에 무려 세시간이나 이르게 야외상영장에 도착했건만, 입구는 벌써 그의 한국 팬과 일본에서 원정오신 아줌마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그래도 나름 중간에는 앉을 수 있을 정도의 줄이었는지라 세시간을 꾹 참았었는데, 입장 직전에 미아씨가 표를 잃어버린 것을 알았고, 둘이서 완전히 허둥대다 다른 친구들 덕분에야 겨우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ㅠ.ㅠ '이건 팬도 아닌데 제대로 고생하는구나'라고 투덜거리고 있을 때, 딱 그가 입장했다. 키무라 타쿠야가 아쉬움을 남기고 떠난 뒤 가을바람과 바다냄새와 철새들이 날던 하늘 사이로 영화가 시작되었다. ..